“내 이름 석 자가 세상에 남는 건 조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. 아침에 버스를 타고 학교로, 직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‘오늘 거리가 참 깨끗하네’ 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, 저는 어둠 속에서 보낸 시간을 보상받은 셈입니다.”
모두가 하루를 정리하고 깊은 잠에 빠져드는 새벽 3시 40분, 그의 하루는 서울 종로의 좁은 뒷골목에서 시작됩니다. 영하의 칼바람이 부는 겨울에도,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폭염의 여름에도 단 하루의 어긋남 없이 거리를 지켜온 18년.
그의 손에는 낡고 해진 목장갑이 끼워져 있었습니다. 화려한 감사패도, 으리으리한 기념비도 없지만 그가 쓸고 간 길 위에서 수천수만 명의 평범한 하루가 안전하게 꽃을 피웁니다. UNNAMED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조용히 떠받치는 무명의 거인들을 잊지 않고 기록합니다.